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통계로 보는 우리말 - 외국어 표기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

블랙엔젤 2016. 12. 8. 14:32



최근 들어 가게 이름, 영화나 노래 제목 등에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. 또한 간판이나 각종 안내판에 한글 표기 없이 영어 등의 외국어만 드러내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.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느 분야에서 외국어 표기가 많이 사용된다고 느끼고 있을까요? 또 이러한 외국어 사용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?



우리나라 성인 남녀 5,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「2015 국민의 언어의식 조사」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1.8%가 ‘의류 상표, 화장품명’을 로마자 중심의 외국어 표기가 가장 많은 분야로 꼽았습니다. 이외에도 과반수의 사람들이 ‘노래 제목(가사)이나 가수 이름’(54.0%), ‘아파트나 건물명’(52.0%)에서 로마자 중심의 외국어 표기가 많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
반면 ‘요리나 음식명’(37.5%), ‘영화 제목’(36.3%), ‘전자 제품의 설명서(또는 안내서)’(33.3%), ‘운동 경기명’(16.3%)의 외국어 표기는 다른 분야에 비해 적은 응답을 나타냈습니다.




외국어 표기가 많은 분야에 대한 생각은 응답자 특성별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습니다. 가장 많은 분야로 꼽혔던 ‘의류 상표, 화장품명’에 응답한 사람은 여성(74.5%)이 남성(69.2%)보다 높은 비율을 나타냈습니다. 지역별로는 제주 응답자들의 90.0%가 ‘의류 상표, 화장품명’에 외국어 표기가 많다고 응답해 가장 높았고, 경상권에서는 63.9%의 응답률을 기록해 가장 낮았습니다.



일상생활에서 한글 표기가 없이 외국어로만 표기되어 있어 곤란했던 경험을 묻는 질문에 ‘자주 있다’는 응답은 7.0%, ‘가끔 있다’는 응답은 52.7%로 나타나, 외국어 표기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는 응답이 59.7%로 과반을 차지했습니다. 반면, ‘전혀 없다’는 응답은 19.4%였으며, ‘잘 모르겠다’고 응답한 비율은 16.3%로 조사되었습니다.


외국어 표기에 대한 견해(중복 응답 가능)로는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골고루 나타났습니다. 먼저 긍정적인 의견으로는 ‘한국어로는 말할 수 없는 미묘한 의미를 표현할 수 있다’는 응답이 40.2%로 가장 높았고, ‘새로운 감각을 표현할 수 있다’는 응답도 33.5%로 나타났습니다. 또 사용하는 사람이 학식이 있어 보인다거나 멋있어 보인다는 응답도 각각 16.5%, 8.2%로 나타나, 외국어가 언어 표현을 다채롭게 하고 사용하는 사람의 인상을 좋게 하는 등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. 한편 부정적인 의견으로는 ‘한국의 전통이 파괴된다’(36.4%), ‘한글과는 달리 표기로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다’(28.8%), ‘로마자 사용이 거슬려 그 사람의 인상이 나빠진다’(4.2%) 등이 있었습니다. 즉 외국어 표기가 우리말과 우리 전통을 훼손하고 의사소통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때로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인상을 나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.

뜻을 알 수 없는 외국어로 된 간판과 상표, 알파벳 글씨들로 가득한 거리를 걷노라면,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우리말 간판이나 상표를 찾는 일조차 쉽지 않음을 느끼곤 합니다. 멋있고 세련되어 보인다는 이유로 너도나도 외국어로 된 이름만 선호한다면 예쁜 우리말 이름은 점점 더 사라지겠지요. 낯설고 억지스러운 외국어 이름 대신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친근한 우리말 이름을 사용하는 게 더 멋있고 세련된 것 아닐까요?